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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 : 부부간의 영원한 이별 사별-출처: (사)한국심리학회
  • 작성자 : 비움심리상담
  • 작성일 : 2018-08-12
  • 조회 : 1946

사별

부부 간의 영원한 이별

얼마 전 친한 친구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 친구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이야기 하는데 생각해보니 이제 가까운 친구들 중 아버님이 살아계신 경우가 한 명도 없었다. 철없던 시절부터 쭉 함께해 왔는데 이제 모두들 어른이 되고 아버지가 되었는데 또 어느덧 아버지를 떠나 보내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죽음: 죽음에 대한 전생애적 관점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죽음에 대해 인식하게 되는가?

아동기에는 죽음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갖기 힘들며 10세 정도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지 발달을 통해 분리와 상실을 인지하고,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음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게 되나 청년기에는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죽음이 어느 세대,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나이가 젊을수록 죽음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죽음을 마치 노년기에만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생각한다. 즉, 초기 성인기까지는 사람이 늙는다는 것과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자신과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며 취업, 학점, 연애, 결혼과 같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죽음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인식하게 되는 시기는 성인기 이후라 볼 수 있다. 성인기에 접어들면서 결혼을 하고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경험하거나 물리적인 나이가 들게 됨에 따라 세대 내 역할 변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노화와 죽음을 인식,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점차 자신의 부모를 비롯하여 친척의 죽음, 친구의 부모, 직장 동료의 부고를 접하고, 문상을 가는 일도 잦아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직면하고 수용하게 되는 것은 노년기이다. 하지만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죽는 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 것은 아니다. <출처: gettyimages>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직면하고 수용하게 되는 것은 노년기이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친구나 비슷한 또래의 사망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직면하게 되고, 살아왔던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며, 죽음에 대해 점차 수용하게 된다. 하지만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죽는 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만족감과 의미를 더 많이 느끼게 되면 자아통합감(integrity)을 갖게 되어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덜 한 상태에서 죽음을 직면하게 되지만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후회와 비애를 더 많이 느끼게 되면 절망감(despair)을 갖게 되고 죽음에 대해 두려움과 억울함을 느끼게 된다.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한 태도는 생애 주기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그 밖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Kübler-Ross(1969)는 말기암 환자 20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죽음을 받아들임에 있어 몇몇 공통된 정서반응을 보이고, 부인–분노-타협-우울-수용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죽음을 수용한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죽음에 대한 태도가 모두 비슷한 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고 앞서 제시된 정서들 중 두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며 문화적인 차이도 크다. 또한 타인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과 나의 죽음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직면하는 것은 전혀 다른 태도를 갖게 할 것이다. 그리고 “죽으면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죽으면 OO가 제일 보고 싶을 거야”이렇게 생각하는 죽음과 “6개월 정도 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은 너무 다를 것이다.

부부 사별: 죽음의 관계적 측면

A: 40~50년간 함께 살며 희노애락을 같이 해왔던 남편이 죽음
B: 결혼한지 만 3년 된 부부, 얼마 전 남편이 죽음

다른 모든 죽음과 마찬가지로 배우자와의 사별은 관계의 종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생의 동반자로 정을 쌓고, 사랑, 자녀의 출생, 양육, 인생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공유한 사람이 떠나고 홀로 남겨진 것이기에 사별 후의 슬픔과 허전함은 장기간 지속된다. 앞선 사례를 들었을 때 아마도 전자는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사망일 것이고, 후자는 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생각할 것이다. 또한 후자의 경우에 더 많은 충격과 상실감을 경험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자의 슬픔, 죄책감, 아픔 등 상실 뒤에 따르는 여러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모두가 겪는 일이어서 A와 B 중 누가 더 슬플 것이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배우자의 죽음을 마주하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다. 따라서 관찰자의 기준을 적용하여 ‘나 같으면 그 정도 기간이 지났으면 훌훌 털고 일어날 텐데’라 생각하든지 ‘OO는 배우자가 젊을 때 죽었는데도 혼자서 꿋꿋이 잘 살더라’ 라는 식으로 슬픔을 겪는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 볼 수 없다. C는 한 달 만에 자신의 직장에 복귀해서 일하는데, D는 1년 동안 계속된 슬픔으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해서 D가 C보다 더 심각한 상태라 할 수 없다. 오히려 한 달 만에 직장에 복귀한 C가 ‘정상으로 돌아온 듯 보이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도 있다.

또한 물론 다양한 이유에서 예외는 있지만 상실이라는 깊은 슬픈 감정에서 회복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많은 연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후에는 최소 1년에서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보이는 것이 괜찮다고 해서 그가 잘 지낸다고 생각해버리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이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고, 상실된 상태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둘이었다가 홀로 남겨지는 것은 양육 등 그 동안 상대방에게 의지해왔던 부분을 자신이 맡아야 함을 의미하며, 깊은 개인적 상실을 경험하게 한다. <출처: gettyimages>

생활의 측면에 있어서도 둘이었다가 홀로 남겨지는 것은 많은 변화를 의미하며 그 동안 상대방에게 의지해왔던 부분을 자신이 맡아야 함을 의미한다. 남자의 경우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부터 밥 짓기, 빨래, 청소를 비롯하여 필요한 물건을 때맞춰 구입하거나 집 안팎 관리, 공과금 납부 등 많은 부분을 맡아서 처리해야 한다. 아내의 경우에도 만약 집에서 살림과 자녀 양육을 주로 맡아왔다면 남편의 사망은 가정에 많은 혼란을 준다. ◯◯의 아내, □□의 엄마 역할에서 갑자기 가장의 역할을 안게 되어 정체감의 혼란이 생기며, 경제적으로도 고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초기 성인기에 사별할수록 남, 녀 모두가 어린 자녀에 대한 양육, 아이가 느끼는 고통에 대한 위로, 배우자가 없음에 대한 자신의 고통을 복합적으로 감내해야 함에 따라 슬픔의 시간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노인의 경우에는 사별을 어느 정도 당연하게 여겨서 주변에서 사별을 경험한 노인 집단의 신체건강, 정신건강의 악화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지만 노년기에 배우자의 죽음으로 홀로 남은 사람들도 건강에 대한 두려움과 자녀와의 관계 문제,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고민, 사회적 지지기반의 축소 등을 경험하게 된다. 즉, 노년기의 배우자와의 사별도 초기의 사별과 같이 매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인 것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과 사회적 활동, 생물학적 요인, 결혼 연령들을 고려할 때 노년기에는 여성이 홀로 남을 가능성이 더욱 높으며 비록 Lee 등(2001)의 연구와 같이 몇몇의 연구에서 노인 남성들에 비해 여성의 경우 사별에 대해 더 잘 적응한다는 결과를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삶을 함께 보내고, 가치관을 공유하였던 자기의 일부를 떠나 보내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깊은 개인적 상실을 경험하게 한다.

사별은 슬픔과 노력의 과정을 통해 적응해 나가는 것

사별의 고통과 사별 이후 적응에 대한 연구들은 사별과 그 이후 삶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에 대해 잘 보여 주고 있다. 예를 들어 Stroebe 등(2012)은 사별한 지 4개월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사별 후에도 고인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Continuing bonds: 고인이 계속 존재할 것 같은 느낌, 포기를 거부하고 나랑 그가 계속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큰 심리적 부적응을 보이며 특히 예기치 못한 죽음인 경우에는 이러한 지속적 유대감이 고통을 매우 증가시키며 시간이 지나도 우울감이 높은 상태를 유지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사별은 극복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긴 혼란과 슬픔,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노력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적응해 나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사별에 대처하기 위한 이중 과정 모델(Stroebe & Schut, 1999)에서는 상실 그 자체를 다루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식과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한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사별에 대한 대처를 구분하고 이 두 가지 방식들이 서로 순환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라 소개한다. 즉, 사별 이후에는 그와 관련된 생각이나 떠오르는 기억들로 인하여 슬픔에 마주하기도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사별에 대한 생각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노력들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리고 또다시 사별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가 또 앞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등 순환적 행동이 반복되면서 점차 사별에 대해 적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별은 극복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긴 혼란과 슬픔, 노력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적응해 나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다른 이유도 존재할 수 있지만 사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평생 혼자 살기도 하는 것은 이러한 사별에 대한 대처 방식들 중 어떠한 대처방식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는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아직은 먼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죽음이 바로 옆에 있음을 직시할 필요도 있다. 지금 나이가 몇 살이든 관계없이 아주 가끔씩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통해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자. 죽음에 대한 인식과 생의 유한함에 대한 이해는 역설적이지만 우리로 하여금 주어진 시간을 더욱 성실하고, 가치있게 쓰고자 노력하게 하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이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이 소중한 시간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자.

[네이버 지식백과] 사별 - 부부 간의 영원한 이별 (생애 주기에 따른 관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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